2016/05/01

희망을 되찾는데 한 사람으로 충분하다

전삼용(요셉) 신부 | 교구 복음화국 부국장

남미 태생이면서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교육자인 하이머 에스카란테는 본래 유명한 컴퓨터 회사에 다녔지만, 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고 남미계 학생들이 다니는 가필드 고등학교에 교사로 부임하였습니다. 가필드 고등학교의 학생들은 공부를 포기하고 갱단에 가입하는 등, 선생님들도 함부로 말을 걸지 못할 정도로 무서운 아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하이머는 공부가 싫어 도망치는 학생을 잡으려다 얼굴에 주먹을 맞아 피를 흘리면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배워야 한다, 배워야 성공한다. 그래야 인간이 된다.”
이런 하이머 선생의 열정에 탄복한 아이들은 처음엔 비록 구구단도 외우지 못했지만, 마침내 전국고등학교 학생의 2%만 지원할 수 있다는 고등수학 시험에 18명 전원이 합격했습니다. 그러나 가필드 고등학교의 수준을 아는 위원회에서는 아이들이 부정행위를 했을 것이라며 아이들의 합격을 모두 취소했습니다. 하이머는 재시험을 요청했고 결국 더 어려운 문제와 철저한 감독 하에 재시험을 치른 결과, 다시 전원 합격해 전국에 대서특필되었습니다. 하이머의 노력으로 가필드 고등학교는 학생의 수가 점차 늘어 문제아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이제는 명문대 합격자를 꾸준히 배출하는 명문 고교가 되었습니다.
‘내가 혼자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내가 혼자 계단을 이용한다고, 내가 혼자 작은 차를 탄다고 세상이 바뀔까?’
바뀝니다. 그리고 내가 하지 않으면 절대 바뀌지 않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노아 한 사람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열었던 성경 내용을 인용하며 “희망을 되찾는 데에는 의로운 한 사람으로 충분합니다.”(71항)라고 하십니다. 사실 온 세상에 죄가 들어온 것도 한 사람 때문이었고, 온 세상에 구원이 온것도 한 사람 때문이었습니다(로마 5,18 참조). 이런 의미로 어쩌면 세상이 자연 파괴로 사라지게 된다면 그 책임은 ‘한 사람’으로서 나서지 못했던 나의 책임이 될 것이고, 반대로 우리 후손들에게 좋은 땅을 물려줄 수 있게 된다고 해도 나 한 사람의 작은 실천 덕분일 수도 있습니다.

한번 웃어보십시오. 세상이 당신을 향해 웃을 것입니다. 울어보십시오. 세상이 다 슬퍼할 것입니다. 자연을 안아주십시오. 자연도 당신을 안아 줄 것입니다. 온 인류의 구원이 한 사람으로 충분하였다면 교황님 말씀대로 희망을 되찾는 것 또한 한 사람으로 충분합니다. 물론 하느님은 모든 것을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구원을 위해 예수님의 협조가 아니었다면 아버지는 아무것도 하실 수 없으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주님은 한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하십니다. 그 한 사람이 바로 내가 아니면 누구도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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