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15

63주간 성경읽기, 5월 15일 사무엘기 상권 16~19장

사무엘시 상권 16장


다윗의 성공과 사울의 몰락

다윗에게 기름을 붓다
1주님께서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언제까지 이렇게 슬퍼하고만 있을 셈이냐? 나는 이미 사울을 이스라엘의 임금 자리에서 밀어냈다. 그러니 기름을 뿔에 채워 가지고 떠나라. 내가 너를 베들레헴 사람 이사이에게 보낸다. 내가 친히 그의 아들 가운데에서 임금이 될 사람을 하나 보아 두었다.”
2사무엘이 여쭈었다. “제가 어떻게 갑니까? 사울이 그 소식을 들으면 저를 죽이려고 할 것입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말씀하셨다. “암송아지 한 마리를 끌고 가서, ‘주님께 제사를 드리러 왔다.’고 하여라.
3그러면서 이사이를 제사에 초청하여라. 그다음에 네가 할 일을 내가 알려 주겠다. 너는 내가 일러 주는 이에게 나를 위하여 기름을 부어라.”
4사무엘은 주님께서 이르시는 대로 하였다. 그가 베들레헴에 다다르자 그 성읍의 원로들이 떨면서 그를 맞았다. 그들은 “좋은 일로 오시는 겁니까?” 하고 물었다.
5사무엘이 대답하였다. “물론 좋은 일이지요. 나는 주님께 제사를 드리러 온 것이오. 그러니 몸을 거룩하게 하고 제사를 드리러 함께 갑시다.” 사무엘은 이사이와 그의 아들들을 거룩하게 한 다음 그들을 제사에 초청하였다.
6그들이 왔을 때 사무엘은 엘리압을 보고, ‘주님의 기름부음받은이가 바로 주님 앞에 서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7그러나 주님께서는 사무엘에게 말씀하셨다. “겉모습이나 키 큰 것만 보아서는 안 된다. 나는 이미 그를 배척하였다. 나는 사람들처럼 보지 않는다. 사람들은 눈에 들어오는 대로 보지만 주님은 마음을 본다.”
8다음으로 이사이는 아비나답을 불러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다. 그러나 사무엘은 “이 아이도 주님께서 뽑으신 이가 아니오.” 하였다.
9이사이가 다시 삼마를 지나가게 하였지만, 사무엘은 “이 아이도 주님께서 뽑으신 이가 아니오.” 하였다.
10이렇게 이사이가 아들 일곱을 사무엘 앞으로 지나가게 하였으나, 사무엘은 이사이에게 “이들 가운데에는 주님께서 뽑으신 이가 없소.” 하였다.
11사무엘이 이사이에게 “아들들이 다 모인 겁니까?” 하고 묻자, 이사이는 “막내가 아직 남아 있지만, 지금 양을 치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무엘이 이사이에게 말하였다. “사람을 보내 데려오시오. 그가 여기 올 때까지 우리는 식탁에 앉을 수가 없소.”
12그래서 이사이는 사람을 보내어 그를 데려왔다. 그는 볼이 불그레하고 눈매가 아름다운 잘생긴 아이였다. 주님께서 “바로 이 아이다. 일어나 이 아이에게 기름을 부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13사무엘은 기름이 담긴 뿔을 들고 형들 한가운데에서 그에게 기름을 부었다. 그러자 주님의 영이 다윗에게 들이닥쳐 그날부터 줄곧 그에게 머물렀다. 사무엘은 그곳을 떠나 라마로 갔다.

다윗이 사울을 섬기다
14주님의 영이 사울을 떠나고, 주님께서 보내신 악령이 그를 괴롭혔다.
15사울의 신하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지금 하느님께서 내리신 악령이 임금님을 괴롭히고 있으니,
16임금님께서는 여기 이 종들에게 분부하시어, 비파를 솜씨 있게 타는 사람을 하나 구해 오게 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보내신 악령이 임금님께 내릴 때마다 그에게 비파를 타게 하면, 임금님께서는 편안해지실 것입니다.”
17그래서 사울은 신하들에게 “비파를 잘 타는 사람을 하나 찾아서 나에게 데려오너라.” 하고 분부하였다.
18젊은 시종 가운데 하나가 말하였다. “제가 베들레헴 사람 이사이에게 그런 아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는 비파를 잘 탈 뿐만 아니라 힘센 장사이며 전사로서, 말도 잘하고 풍채도 좋은 데다 주님께서 그와 함께 계십니다.”
19사울은 전령들을 이사이에게 보내어, “양을 치는 너의 아들 다윗을 나에게 보내라.” 하는 말을 전하였다.
20이사이는 빵과 포도주 한 부대를 나귀에 싣고, 새끼 염소 한 마리를 딸려서 아들 다윗 편에 사울에게 보냈다.
21그리하여 다윗은 사울에게 와서 그를 시중들게 되었는데, 사울은 다윗을 몹시 사랑하여 그를 자기 무기병으로 삼았다.
22그리고 이사이에게 사람을 보내어 일렀다. “다윗이 내 눈에 드니, 내 앞에서 시중들게 하여라.”
23하느님께서 보내신 영이 사울에게 내릴 때마다, 다윗은 비파를 손에 들고 탔다. 그러면 악령이 물러가고, 사울은 회복되어 편안해졌다.


사무엘기 상권 17장

이스라엘이 골리앗의 도전을 받다
1필리스티아인들은 전쟁을 일으키려고 군대를 소집하여 유다의 소코에 집결시켰다. 그들은 소코와 아제카 사이에 있는 에페스 담밈에 진을 쳤다.
2사울도 이스라엘군을 집결시켜 엘라 골짜기에 진을 치고, 필리스티아인들에게 맞서 전열을 가다듬었다.
3골짜기를 사이에 두고 필리스티아인들은 저쪽 산 위에, 이스라엘은 이쪽 산 위에 맞서고 있었다.
4필리스티아인들 진영에서 골리앗이라는 갓 출신 투사가 하나 나섰다. 그는 키가 여섯 암마하고도 한 뼘이나 더 되었다.
5머리에 청동 투구를 쓰고 비늘 갑옷을 입었는데, 그 갑옷의 무게는 청동 오천 세켈이나 나갔다.
6다리에는 청동으로 만든 정강이 가리개를 차고, 어깨에는 청동으로 만든 창을 메고 있었다.
7그 창대는 베틀 용두머리만큼 굵었고 창날은 쇠로 되어 있었는데, 무게가 육백 세켈이나 되었다. 골리앗은 방패병을 앞세우고
8나서서 이스라엘 전선에 대고 소리쳤다. "너희는 어쩌자고 나와서 전열을 갖추고 있느냐? 나는 필리스티아 사람이고 너희는 사울의 종들이 아니냐? 너희 가운데 하나를 뽑아 나에게 내려보내라.
9만일 그자가 나와 싸워서 나를 쳐 죽이면, 우리가 너희 종이 되겠다. 그러나 내가 이겨서 그자를 쳐 죽이면, 너희가 우리 종이 되어 우리를 섬겨야 한다.”
10그 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시 소리쳤다. “내가 오늘 너희 이스라엘 전열을 모욕하였으니, 나와 맞붙어 싸울 자를 하나 내보내라.”
11사울과 온 이스라엘군은 이 필리스티아 사람의 말을 듣고, 너무나 무서워서 어쩔 줄 몰랐다.

다윗이 골리앗을 쳐 이기다
12다윗은 이사이라고 불리는, 유다 베들레헴 출신 에프랏 사람의 아들이다. 이사이에게는 아들이 여덟 있었는데, 사울이 다스리던 때에 그는 이미 나이 많은 노인이었다.
13이사이의 큰 세 아들은 사울을 따라 싸움터에 나가 있었다. 싸움터에 나간 세 아들의 이름은 맏아들 엘리압, 둘째 아비나답, 셋째 삼마였다.
14다윗은 막내였다. 세 형들은 사울을 따라갔고,
15다윗은 사울이 있는 곳과 베들레헴 사이를 오가며 아버지의 양 떼를 쳤다.
16그 필리스티아 사람이 아침저녁으로 가까이 다가와 싸움을 걸어온 지 사십 일이나 되었다.
17이사이가 아들 다윗에게 일렀다. “네 형들에게 이 볶은 밀 한 에파와 빵 열 덩이를 가져다주어라. 진영으로 뛰어가서 네 형들에게 주어라.
18이 치즈 열 덩이는 그곳 천인대장에게 갖다 드리고, 형들이 잘 있는지 살펴보고 그들에게서 잘 있다는 표를 받아 오너라.”
19그 무렵 사울과 다윗의 형들과 이스라엘의 모든 군대는 엘라 골짜기에서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우고 있었다.
20이튿날 다윗은 아침 일찍 일어나 양 떼를 양치기에게 맡기고, 아버지 이사이가 시킨 대로 짐을 들고 떠났다. 그가 진영에 다다랐을 때, 온 군대는 함성을 지르며 전선으로 나가고 있었다.
21이스라엘과 필리스티아인들은 서로 전열을 지어 맞서고 있었다.
22다윗은 가지고 온 짐을 짐 지키는 군사에게 맡기고, 전열로 달려가 형들에게 문안하였다.
23다윗이 형들과 말을 나누고 있을 때, 필리스티아인들의 전열에서 골리앗이라는 갓 출신 필리스티아 투사가 올라와서 전과 같은 말을 하였다. 다윗도 그의 말을 들었다.
24이스라엘의 모든 군사들은 그 사람을 보자 너무나 무서워 도망을 쳤다.
25이스라엘 사람들이 말하였다. “자네들도 저기 올라오는 저자를 보았겠지. 또 올라와서 이스라엘을 모욕하고 있네. 임금님께서는 저자를 쳐 죽이는 사람에게 많은 재산뿐만 아니라 공주님도 주시고, 이스라엘 안에서 그의 집안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실 거야.”
26다윗이 옆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저 필리스티아 사람을 쳐 죽여 이스라엘에서 치욕을 씻어 주는 사람에게 어떻게 해 준다고요? 할례도 받지 않은 저 필리스티아 사람이 도대체 누구이기에, 살아 계신 하느님의 전열을 모욕한단 말입니까?”
27군사들은 골리앗을 죽이는 사람에게 어떤 상이 내릴지를 같은 말로 일러 주었다.
28다윗이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맏형 엘리압이 듣고, 그에게 화를 내며 다그쳤다. “네가 어쩌자고 여기 내려왔느냐? 광야에 있는 몇 마리 안 되는 양들은 누구한테 맡겼느냐? 내가 너의 교만과 못된 마음을 모를 줄 아느냐? 너는 싸움을 구경하러 온 것이 분명하다.”
29다윗은 “말 한마디 한 것뿐인데, 지금 내가 무엇을 했다고 그러십니까?” 하고는,
30형을 떠나 다른 사람에게 가서 같은 말로 물어보았다. 군사들은 앞에서와 같은 말로 그에게 대답하였다.
31다윗이 한 말이 퍼져 나가더니, 마침내 사람들은 사울 앞에서까지 그 말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울이 다윗을 불러들였다.
32다윗은 사울에게, “아무도 저자 때문에 상심해서는 안 됩니다. 임금님의 종인 제가 나가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과 싸우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3그러자 사울은 다윗을 말렸다. “너는 저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마주 나가 싸우지 못한단다. 저자는 어렸을 때부터 전사였지만, 너는 아직도 소년이 아니냐?”
34그러나 다윗이 말하였다. “임금님의 종은 아버지의 양 떼를 쳐 왔습니다. 사자나 곰이 나타나 양 무리에서 새끼 양 한 마리라도 물어 가면,
35저는 그것을 뒤쫓아 가서 쳐 죽이고, 그 아가리에서 새끼 양을 빼내곤 하였습니다. 그것이 저에게 덤벼들면 턱수염을 휘어잡고 내리쳐 죽였습니다.
36임금님의 종인 저는 이렇게 사자도 죽이고 곰도 죽였습니다. 할례 받지 않은 저 필리스티아 사람도 그런 짐승들 가운데 하나처럼 만들어 놓겠습니다. 그는 살아 계신 하느님의 전열을 모욕하였습니다.”
37다윗이 말을 계속하였다.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저를 빼내 주신 주님께서 저 필리스티아 사람의 손에서도 저를 빼내 주실 것입니다.” 그제야 사울은 다윗에게 허락하였다. “그러면 가거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기를 빈다.”
38사울은 자기 군복을 다윗에게 입힌 다음, 머리에는 청동 투구를 씌워 주고 몸에는 갑옷을 입혔다.
39그리고 자기 칼을 다윗의 군복에 채워 주었다. 그러나 다윗은 이런 무장을 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제대로 걷지도 못하였다. 그래서 다윗은 사울에게, “제가 이런 무장을 해 본 적이 없어서, 이대로는 나설 수가 없습니다.” 하고는 그것들을 벗어 버렸다.
40그러고 나서 다윗은 자기의 막대기를 손에 들고, 개울가에서 매끄러운 돌멩이 다섯 개를 골라서 메고 있던 양치기 가방 주머니에 넣은 다음, 손에 무릿매 끈을 들고 그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다가갔다.
41필리스티아 사람도 방패병을 앞세우고 나서서 다윗에게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42그런데 필리스티아 사람은 다윗을 보더니, 그가 볼이 불그레하고 용모가 아름다운 소년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그를 업신여겼다.
43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윗에게 “막대기를 들고 나에게 오다니, 내가 개란 말이냐?” 하고는, 자기 신들의 이름으로 다윗을 저주하였다.
44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시 다윗에게 말하였다. “이리 와라. 내가 너의 몸을 하늘의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주겠다.”
45그러자 다윗이 필리스티아 사람에게 이렇게 맞대꾸하였다. “너는 칼과 표창과 창을 들고 나왔지만, 나는 네가 모욕한 이스라엘 전열의 하느님이신 만군의 주님 이름으로 나왔다.
46오늘 주님께서 너를 내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나야말로 너를 쳐서 머리를 떨어뜨리고, 오늘 필리스티아인들 진영의 시체를 하늘의 새와 들짐승에게 넘겨주겠다. 그리하여 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 계시다는 사실을 온 세상이 알게 하겠다.
47또한 주님께서는 칼이나 창 따위로 구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도, 여기 모인 온 무리가 이제 알게 하겠다. 전쟁은 주님께 달린 것이다. 그분께서 너희를 우리 손에 넘겨주실 것이다.”
48필리스티아 사람이 다윗을 향하여 점점 가까이 다가오자, 다윗도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향하여 전열 쪽으로 날쌔게 달려갔다.
49그러면서 다윗은 주머니에 손을 넣어 돌 하나를 꺼낸 다음, 무릿매질을 하여 필리스티아 사람의 이마를 맞혔다. 돌이 이마에 박히자 그는 땅바닥에 얼굴을 박고 쓰러졌다.
50이렇게 다윗은 무릿매 끈과 돌멩이 하나로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누르고 그를 죽였다. 다윗은 손에 칼도 들지 않고 그를 죽인 것이다.
51다윗은 달려가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밟고 선 채, 그의 칼집에서 칼을 뽑아 그를 죽이고 목을 베었다. 필리스티아인들은 저희 용사가 죽은 것을 보고 달아났다.
52그러자 이스라엘과 유다의 군사들이 일어나 함성을 지르며 필리스티아인들을 갓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에크론 성문까지 뒤쫓아 갔다. 그리하여 사아라임에서 갓과 에크론에 이르기까지 필리스티아인들은 칼에 맞아 쓰러져 갔다.
53이스라엘 자손들은 필리스티아인들을 추격하다가 돌아와서 그들 진영을 약탈하였다.
54다윗은 그 필리스티아 사람의 목은 예루살렘으로 가져갔으나, 그의 무기는 자기 천막에 두었다.

다윗이 사울 앞에 나아가다
55사울은 다윗이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향하여 나아가는 것을 보고 군대의 장수 아브네르에게, “아브네르, 저 젊은이는 누구의 아들이오?” 하고 물었다. 아브네르가 “임금님, 임금님의 목숨을 두고 말씀드립니다만, 저는 아는 바가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56임금은 다시 아브네르에게, “저 청년이 누구의 아들인지 직접 알아보시오.” 하고 명령하였다.
57다윗이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죽이고 돌아오자, 아브네르가 그를 사울 앞에 데려갔다. 그의 손에는 필리스티아 사람의 머리가 들려 있었다.
58사울이 그에게 “젊은이, 자네는 누구의 아들인가?” 하고 묻자, 다윗이 “저는 베들레헴 사람, 임금님의 종 이사이의 아들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무엘기 상권 18장

다윗과 요나탄이 계약을 맺다
1다윗이 사울에게 이야기를 다 하고 나자, 요나탄은 다윗에게 마음이 끌려 그를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었다.
2사울은 그날로 다윗을 붙잡아 두고, 그의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였다.
3요나탄은 다윗을 자기 목숨처럼 사랑하여 그와 계약을 맺었다.
4요나탄은 자기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다윗에게 주고, 군복과 심지어 칼과 활과 허리띠까지도 주었다.
5다윗은 사울이 보내는 곳마다 출전하여 승리하였다. 그래서 사울은 그에게 군인들을 통솔하는 직책을 맡겼다. 그 일이 온 백성은 물론 사울의 신하들이 보기에도 좋았다.

사울이 다윗을 시기하다
6다윗이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쳐 죽이고 군대와 함께 돌아오자, 이스라엘 모든 성읍에서 여인들이 나와 손북을 치고 환성을 올리며, 악기에 맞추어 노래하고 춤추면서 사울 임금을 맞았다.
7여인들은 흥겹게 노래를 주고받았다. “사울은 수천을 치시고 다윗은 수만을 치셨다네!”
8사울은 이 말에 몹시 화가 나고 속이 상하여 이렇게 말하였다. “다윗에게는 수만 명을 돌리고 나에게는 수천 명을 돌리니, 이제 왕권 말고는 더 돌아갈 것이 없겠구나.”
9그날부터 사울은 다윗을 시기하게 되었다.

사울이 다윗을 죽이려 하다
10이튿날 하느님께서 보내신 악령이 사울에게 들이닥쳐 그가 집안에서 발작을 일으키자, 다윗이 여느 날처럼 비파를 탔다. 이때 마침 사울은 손에 창을 들고 있었다.
11사울은 ‘다윗을 벽에 박아 버리겠다.’고 생각하면서 창을 던졌다. 그러나 다윗은 사울 앞에서 두 번이나 몸을 피하였다.
12사울은 주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시며 자기에게서 돌아서셨기 때문에 다윗을 두려워하였다.
13사울은 그를 천인대장으로 임명하여 자기에게서 떠나보냈다. 다윗은 군대 앞에 서서 출전하곤 하였다.
14주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셨으므로 그는 가는 곳마다 승리하였다.
15사울은 다윗이 크게 승리하는 것을 보고 그에게 두려움을 느꼈다.
16그러나 온 이스라엘과 유다는 다윗을 좋아하였다. 그들 앞에 서서 출전하는 이가 바로 그였기 때문이다.

다윗이 사울의 사위가 되다
17사울은 다윗에게 “자, 내 맏딸 메랍을 아내로 줄 터이니, 오로지 너는 나의 용사가 되어 주님의 전쟁을 치러 다오.” 하고 말하였다. 사울은 ‘내 손으로 그를 치지 않고, 필리스티아인들 손으로 그를 쳐야겠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18그러나 다윗은 사울에게 “제가 누구이며, 이스라엘에서 제 아버지의 씨족이 무엇이기에, 감히 임금님의 사위가 되겠습니까?” 하며 사양하였다.
19그런데 사울은 자기 딸 메랍을 다윗에게 주기로 한 때가 되자, 므홀라 사람 아드리엘에게 아내로 주어 버렸다.
20한편 사울의 다른 딸 미칼은 다윗을 사랑하고 있었다. 누군가 이를 사울에게 알리자, 사울은 그것을 잘된 일로 보고서
21이런 궁리를 하였다. ‘그 애를 다윗에게 아내로 주어야겠다. 그래서 그 애를 미끼 삼아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으로 그를 치게 해야지.’ 사울은 다윗에게 다시 말하였다. “오늘 내 사위가 되어 주게.”
22그러고는 신하들에게 명령하였다. “다윗에게 넌지시, ‘당신은 임금님 마음에 드셨을 뿐 아니라 그분의 신하들도 모두 당신을 사랑하니, 어서 그분의 사위가 되시지요.’ 하고 귀띔해 주어라.”
23사울의 신하들이 이 말을 다윗의 귀에 전하자, 다윗은 “나처럼 가난하고 천한 몸으로 임금님의 사위가 되는 것이 여러분에게는 그렇게 쉬운 일로 보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24신하들은 다윗이 한 말을 사울에게 그대로 전하였다.
25사울이 다시 분부하였다. “다윗에게 가서 ‘임금님께서는 혼인 예물로 필리스티아인들의 포피 백 개 말고는 아무것도 바라시지 않습니다. 그것으로 임금님의 원수를 갚고자 하십니다.’ 하고 전하여라.” 사울은 필리스티아인들의 손으로 그를 죽일 생각이었던 것이다.
26신하들이 이 말을 다윗에게 전하였다. 다윗은 임금의 사위가 되는 것을 잘된 일로 보고서, 기간이 다 차기 전에
27부하들을 이끌고 나갔다. 다윗은 임금의 사위가 되려고 필리스티아인들을 이백 명이나 쳐 죽이고, 그 포피를 모두 거두어 임금에게 바쳤다. 그러자 사울도 자기 딸 미칼을 다윗에게 아내로 내주었다.
28사울은 주님께서 다윗과 함께 계시고, 자기 딸 미칼마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보아 알고서는,
29다윗이 점점 더 두려워져서 평생 그와 원수가 되었다.
30그 무렵 필리스티아인들의 제후들이 싸우러 나왔지만, 그들이 나올 때마다 다윗은 사울의 어느 신하보다도 큰 승리를 거두어, 아주 큰 명성을 얻었다.

사무엘기 상권 19장

요나탄이 다윗을 감싸 주다
1사울이 아들 요나탄과 모든 신하에게 다윗을 죽이겠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그러나 사울의 아들 요나탄은 다윗을 무척 좋아하였기 때문에,
2이를 다윗에게 알려 주었다. “나의 아버지 사울께서 자네를 죽이려고 하시니, 내일 아침에 조심하게. 피신처에 머무르면서 몸을 숨겨야 하네.
3그러면 나는 자네가 숨어 있는 들판으로 나가, 아버지 곁에 서서 자네에 관하여 이야기를 나누겠네. 그러다가 무슨 낌새라도 보이면 자네에게 알려 주지.”
4요나탄은 아버지 사울에게 다윗을 좋게 이야기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임금님, 임금님의 신하 다윗에게 죄를 지어서는 안 됩니다. 다윗은 임금님께 죄를 지은 적이 없고, 그가 한 일은 임금님께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5그는 목숨을 걸고 그 필리스티아 사람을 쳐 죽였고, 주님께서는 온 이스라엘에게 큰 승리를 안겨 주셨습니다. 임금님께서도 그것을 보시고 기뻐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임금님께서는 공연히 다윗을 죽이시어, 죄 없는 피를 흘려 죄를 지으려고 하십니까?”
6사울은 요나탄의 말을 듣고,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다윗을 결코 죽이지 않겠다.” 하고 맹세하였다.
7요나탄은 다윗을 불러 이 모든 일을 일러 주었다. 그러고 나서 다윗을 사울에게 데리고 들어가, 전처럼 그 앞에서 지내게 하였다.

다윗이 죽을 고비를 넘기다
8다시 전쟁이 일어나자, 다윗은 싸움터에 나가서 필리스티아인들과 싸웠다. 다윗이 필리스티아인들을 크게 무찌르니, 그 앞에서 그들이 도망쳤다.
9주님께서 보내신 악령이 사울에게 내려왔다. 그때 사울은 궁궐에서 창을 손에 들고 앉아 있었으며, 다윗은 비파를 타고 있었다.
10사울이 창으로 다윗을 벽에 박으려고 하였으나, 다윗이 사울 앞에서 몸을 피하는 바람에 창이 벽에 꽂혔다. 다윗은 도망쳐 목숨을 건졌다. 그날 밤,
11사울은 전령들을 다윗의 집으로 보내며, 지키고 있다가 아침에 죽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다윗의 아내 미칼이 남편에게 “오늘 밤 당신의 목숨을 건지지 않으면, 내일은 죽게 될 것입니다.” 하고 일러 주었다.
12미칼이 다윗을 창문으로 내려보내니, 다윗은 달아나 목숨을 건졌다.
13미칼은 수호신을 가져다가 침상에 누이고, 염소 털로 짠 망으로 머리를 씌운 다음 옷으로 덮어 놓았다.
14사울이 다윗을 잡으려고 전령들을 보냈을 때, 미칼은 “남편이 아파 누워 있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15사울은 다윗을 직접 확인하라고 다시 전령들을 보내면서 말하였다. “다윗을 침상째 들고 오너라. 내가 죽여 버리겠다.”
16전령들이 들어가 보니, 침상에는 염소 털로 짠 망으로 머리를 씌운 수호신이 누워 있었다.
17사울이 미칼에게 “어쩌자고 네가 나를 속여서, 내 원수를 빼내어 목숨을 건지게 하였느냐?” 하고 묻자, 미칼이 사울에게 “그가 저에게 ‘나를 빼내 주지 않으면 너를 죽이겠다.’고 하였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사울이 다윗을 찾아 라마로 가다
18다윗은 그렇게 달아나 목숨을 건진 다음, 라마에 있는 사무엘을 찾아가, 사울이 자기에게 한 일을 모두 이야기하였다. 다윗과 사무엘은 나욧으로 가서 거기에 머물렀다.
19누군가 사울에게 와서 “다윗이 라마의 나욧에 있습니다.” 하고 일러 주었다.
20사울은 다윗을 잡으려고 전령들을 보냈다. 그들이 가서 보니, 한 무리의 예언자들이 사무엘을 중심으로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고 있었다. 그 순간 사울의 전령들에게도 하느님의 영이 내려 그들도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였다.
21사울이 이 소식을 듣고 다른 전령들을 보냈으나, 그들도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였다. 그가 다시 세 번째로 전령들을 보냈지만 그들도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였다.
22그래서 사울 자신이 라마를 향해 나섰다. 그가 세쿠에 있는 큰 저수 동굴에 이르러, “사무엘과 다윗이 어디에 있느냐?” 하고 묻자, 어떤 이가 “그들은 라마의 나욧에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3그래서 사울이 그곳 라마의 나욧으로 가는데, 그에게도 하느님의 영이 내려 라마의 나욧까지 걸어가는 동안 줄곧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였다.
24그는 옷을 벗고 사무엘 앞에서 황홀경에 빠져 예언하며, 그날 하루 밤낮을 알몸으로 쓰러져 있었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사울도 예언자들 가운데 하나인가?”라는 말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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