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6/08

63주간 성경읽기, 6월 8일 2열왕 3~6장

열왕기 하권 제 3장
요람의 이스라엘 통치
1유다 임금 여호사팟 제십팔년에 아합의 아들 요람이 사마리아에서 이스라엘의 임금이 되어, 열두 해 동안 다스렸다.
2그는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지만,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 같지는 않았다. 그는 자기 아버지가 만든 바알의 기념 기둥을 치웠던 것이다.
3그러나 이스라엘을 죄짓게 한, 느밧의 아들 예로보암이 저지른 죄에 사로잡혀 그것에서 벗어나지는 못하였다.
이스라엘과 유다 동맹군이 모압과 싸우다
4모압 임금 메사는 목축을 하는 사람으로서, 이스라엘 임금에게 어린양 십만 마리, 그리고 숫양 십만 마리의 털을 바쳐 왔다.
5그러다가 아합이 죽자 모압 임금은 이스라엘 임금에게 반란을 일으켰다.
6요람 임금은 곧바로 사마리아에서 출정하였다. 그는 온 이스라엘군을 사열하고
7나서면서, 유다 임금 여호사팟에게 전갈을 보냈다. “모압 임금이 나에게 반란을 일으켰습니다. 나와 함께 모압으로 싸우러 가시겠습니까?” 유다 임금이 대답하였다. “함께 올라가겠습니다. 나나 임금님이나, 내 백성이나 임금님 백성이나, 내 군마나 임금님 군마나 다 한편입니다.”
8그러고는 그가 “어느 길로 올라가는 것이 좋겠습니까?” 하고 묻자, 요람 임금이 “에돔의 광야 길로 올라갑시다.” 하고 대답하였다.
9그리하여 이스라엘 임금과 유다 임금과 에돔 임금이 함께 행군하였다. 그들이 이레 길을 돌아 행군하는데, 군대와 군대 뒤를 따르는 짐승들이 마실 물이 떨어졌다.
10그때에 이스라엘 임금이 말하였다. “큰일이다! 주님께서 우리 세 임금을 모압의 손에 넘기시려고 불러내셨구나.”
11그러나 여호사팟 임금은 “여기에 주님의 예언자가 없습니까? 그에게 부탁하여 주님의 뜻을 문의하게 말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이스라엘 임금의 신하 가운데 하나가 “여기에 사팟의 아들 엘리사가 있습니다. 엘리야의 시중을 들던 사람입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2그러자 여호사팟이 “그는 주님의 말씀을 지닌 사람입니다.” 하고 말하였다. 그리하여 이스라엘 임금과 여호사팟과 에돔 임금이 그에게 내려갔다.
13그런데 엘리사는 이스라엘 임금에게, “임금님께서 저와 무슨 상관이 있으십니까? 임금님 아버지의 예언자들과 어머니의 예언자들에게나 가 보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스라엘 임금은 그에게, “아니오. 주님께서 우리 세 임금을 모압의 손에 넘기시려고 불러내신 것이오.” 하고 말하였다.
14엘리사가 대답하였다. “제가 모시는, 살아 계신 만군의 주님을 두고 맹세합니다. 제가 유다 임금 여호사팟의 체면을 생각해 주지 않았다면, 임금님을 거들떠보지도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15이제 저에게 악사를 한 사람 데려오십시오.” 악사가 연주하는 동안, 주님의 손길이 엘리사에게 내렸다.
16그리하여 엘리사가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말라 버린 이 시내에 웅덩이를 많이 파라.
17주님이 이렇게 말한다. 너희는 바람도 보지 못하고 비도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말라 버린 이 시내에 물이 가득 차서, 너희와 너희 가축과 짐승들이 마시게 될 것이다.’
18그런데 이런 것은 주님 보시기에 하찮은 일입니다. 그분께서는 여러분의 손에 모압을 넘겨주실 것입니다.
19여러분은 모든 요새 성읍과 모든 주요 성읍을 쳐부수게 될 것입니다. 그런 다음 좋은 나무들을 모두 쓰러뜨리고, 물이 솟는 샘을 모조리 틀어막으며, 모든 옥토를 돌밭으로 만들 것입니다.”
20다음 날 아침에 제물을 드리는 때가 되자, 에돔 쪽에서 물이 쏟아져 나와 그 땅이 물로 가득 찼다.
21한편 모든 모압인은 임금들이 자기들과 싸우러 올라왔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래서 징집 연령이 된 사람들과 그 이상 된 사람들이 모두 소집되어 국경에 배치되었다.
22모압인들이 이튿날 아침 일찍 일어나자, 해가 물 위에 떠올라서 그들 맞은쪽의 물이 피처럼 붉게 보였다.
23그들은 말하였다. “피다! 저쪽 임금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나서 서로 쳐 죽였구나. 그렇다면 이제 모압인들아, 약탈하러 가자!”
24그러나 그들이 이스라엘 진영에 이르자, 이스라엘군이 일어나서 모압인들을 쳤다. 그들이 이스라엘 앞에서 도망치자, 이스라엘군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면서 모압인들을 쳤다.
25그들은 성읍들을 부수고 병사들마다 모든 옥토에 돌을 던져 그곳을 돌로 가득 채웠으며, 물이 솟는 샘을 모두 틀어막고 좋은 나무들을 모조리 쓰러뜨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키르 하레셋에 돌담만 남게 되었는데, 그곳마저 투석병들이 포위하고 공격하였다.
26그렇게 되자 모압 임금은 싸움이 자기에게 너무 벅차다는 것을 알고, 칼 쓰는 군사 칠백 명을 이끌고 에돔 임금 쪽을 뚫으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다.
27그래서 모압 임금은 자기 뒤를 이어 임금이 될 맏아들을 데려다가, 성벽 위에서 번제물로 바쳤다. 그러자 무서운 분노가 이스라엘군에 내렸다. 이스라엘군은 그곳에서 철수하여 본국으로 돌아갔다.

열왕기 하권 제 4장
과부의 기름병
1예언자 무리의 아내들 가운데 하나가 엘리사에게 호소하였다. “어르신의 종인 제 남편이 죽었습니다. 어르신께서도 아시다시피 어르신의 종은 주님을 경외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빚을 준 사람이 와서 제 두 아들을 종으로 데려가겠다고 합니다.”
2엘리사가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겠소? 집에 무엇이 남아 있는지 알려 주시오.” 여자가 대답하였다. “이 여종의 집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는 기름 한 병밖에 없습니다.”
3그러자 엘리사가 말하였다. “밖으로 나가 모든 이웃 사람에게서 그릇을 빌려 오시오. 빈 그릇을 되도록 많이 빌려다가,
4두 아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서, 그릇마다 기름을 붓고 그릇이 가득 차면 옆에 옮겨 놓으시오.”
5여자는 엘리사에게서 물러나, 두 아들을 데리고 안으로 들어가서 문을 잠갔다. 그러고는 두 아들이 그릇을 건네주는 대로 계속 기름을 부었다.
6그릇마다 기름이 가득 차자 여자가 아들에게 일렀다. “그릇을 더 가져오너라.” 아들이 여자에게 “그릇이 더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니, 기름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7여자가 하느님의 사람에게 가서 이 일을 알리자, 그는 “가서 기름을 팔아 빚을 갚고, 남은 것으로는 당신과 당신 아들들이 살아가시오.” 하고 말하였다.
수넴 여자와 그의 아들
8하루는 엘리사가 수넴을 지나가게 되었다. 그런데 거기에 사는 한 부유한 여자가 엘리사에게 음식을 대접하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그래서 엘리사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그의 집에 들러 음식을 먹곤 하였다.
9그 여자가 남편에게 말하였다. “여보, 우리 집에 늘 들르시는 이분은 하느님의 거룩한 사람이 틀림없습니다.
10벽을 둘러친 작은 옥상 방을 하나 꾸미고, 침상과 식탁과 의자와 등잔을 놓아 드립시다. 그러면 그분이 우리에게 오실 때마다 그곳에 드실 수 있을 것입니다.”
11어느 날 엘리사가 거기에 갔다가 그 옥상 방에 들어 쉬게 되었다.
12엘리사는 자기 종 게하지에게 “저 수넴 여자를 불러라.” 하고 일렀다. 종이 여자를 부르니, 그 여자가 엘리사 앞에 섰다.
13엘리사가 종에게 말하였다. “부인께 이렇게 여쭈어라. ‘부인, 우리를 돌보시느라 수고가 많으시오. 내가 부인에게 무엇을 해 드리면 좋겠소? 내가 부인을 위하여 임금님이나 아니면 군대의 장수에게 무엇을 좀 부탁하면 어떻겠소?’” 그러자 여자가 “저는 이렇게 제 겨레 가운데에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4엘리사는 종에게 “그러면 저 부인에게 무엇을 해 주면 좋을까?” 하고 물었다. 게하지가 “저 부인은 아들이 없는 데다가 남편은 나이가 많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15그러자 엘리사는 “여자를 불러라.” 하고 일렀다. 종이 여자를 부르니 그 여자가 문간에 섰다.
16엘리사가 말하였다. “내년 이맘때가 되면 부인은 한 아들을 안게 될 것이오.” 여자가 대답하였다. “어르신,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하느님의 사람이시여, 이 여종에게 거짓말하지 마십시오.”
17그러나 그 여자는 임신하여, 엘리사가 말한 대로 이듬해 같은 때에 아들을 낳았다.
18그 아이가 자라났다. 하루는 곡식 거두는 사람들과 함께 있는 자기 아버지에게 나갔다가,
19갑자기 아버지에게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머리야!” 하고 소리쳤다. 아버지는 종에게 “아이를 안아서 제 어머니에게 데려다 주어라.” 하고 일렀다.
20종은 아이를 안아서 어머니에게 데려갔다. 그 아이는 정오까지 제 어머니 무릎에 누워 있다가 죽고 말았다.
21그러자 그 여자는 위로 올라가 하느님의 사람의 침상에 아이를 눕히고는, 문을 닫고 나왔다.
22그러고 나서 자기 남편을 불러 말하였다. “종 한 사람과 암나귀 한 마리를 보내 주십시오. 하느님의 사람에게 얼른 다녀와야 하겠습니다.”
23남편이 물었다. “왜 꼭 오늘 그분에게 가려 하오? 오늘은 초하룻날도 아니고 안식일도 아니지 않소?” 그래도 여자는 “걱정하지 마세요.” 하고 말한 다음,
24나귀에 안장을 얹고 나서 종에게 일렀다. “고삐를 잡고 출발하여라. 내가 말하기 전에는 멈추지 말고 몰아라.”
25이리하여 여자는 길을 떠나 카르멜 산에 있는 하느님의 사람에게 갔다. 하느님의 사람은 멀리서 그 여자를 보고 자기 종 게하지에게 말하였다. “저기 수넴 여자가 오는구나.
26얼른 뛰어가서 맞이하여라. 그리고 ‘부인은 평안하십니까? 바깥어른도 평안하시고 아이도 평안합니까?’ 하고 물어보아라.” 그러자 여자가 “평안합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7여자는 산에 있는 하느님의 사람에게 이르자, 그의 두 발을 붙잡았다. 게하지가 그 여자를 밀어내려고 다가가니, 하느님의 사람이 말하였다. “부인을 그대로 두어라. 부인에게 가슴 아픈 일이 생겼다. 다만 주님께서 그 일을 나에게 감추시고 알리지 않으셨구나.”
28그때에 여자가 말하였다. “제가 언제 어르신께 아들을 달라고 하였습니까? 저는 오히려 ‘저에게 헛된 기대를 갖게 하지 마십시오.’ 하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29그러자 엘리사가 게하지에게 말하였다. “허리에 띠를 매고 내 지팡이를 들고 가거라. 누구를 만나더라도 인사하지 말고 누가 인사하더라도 응답하지 마라. 그 집에 들어가거든 내 지팡이를 아이의 얼굴 위에 놓아라.”
30그러나 아이의 어머니는 이렇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살아 계시고 어르신께서 살아 계시는 한, 저는 결코 어르신을 떠나지 않겠습니다.” 그래서 엘리사는 일어나 그 여자를 따라나섰다.
31게하지가 앞서 가서 그 아이의 얼굴 위에 지팡이를 놓아 보았으나, 아무 소리도 응답도 없었다. 게하지는 엘리사를 만나러 돌아와서, “그 아이가 깨어나지 않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32엘리사가 집 안에 들어가 보니, 아이는 죽어서 자기 침상에 뉘어 있었다.
33엘리사는 들어가서 문을 닫았다. 안에는 둘뿐이었다. 그는 주님께 기도드린 다음,
34침상에 올라가 자기 입을 아이의 입에, 자기 눈을 아이의 눈에, 자기 손을 아이의 손에 맞추고 그 위에 엎드렸다. 이렇게 아이 위에 몸을 수그리고 있자, 아이의 몸이 따뜻해지기 시작하였다.
35엘리사는 내려와서 집 안을 이곳저곳 한 번씩 걷더니, 다시 침상에 올라가 아이 위에 몸을 수그렸다. 그러자 아이가 재채기를 일곱 번 하고는 눈을 떴다.
36엘리사는 게하지를 불러, “저 수넴 여자를 불러라.” 하고 일렀다. 게하지가 여자를 부르니 여자가 엘리사에게 왔다. 엘리사가 “부인의 아들을 데려가시오.” 하자,
37여자는 들어와 그의 발 앞에서 바닥에 엎드려 절을 하고 아들을 데리고 나갔다.
독이 든 국
38엘리사는 길갈로 돌아갔다. 그 지방에는 마침 가뭄이 들어 있었다. 엘리사 앞에 예언자들의 무리가 앉아 있을 때, 엘리사가 종에게 “큰 솥을 걸고 예언자들의 무리가 먹을 국을 끓여라.” 하고 일렀다.
39어떤 사람이 들에 푸성귀를 뜯으러 나갔다가 들포도나무를 발견하고, 그 열매를 옷자락에 가득 담아 가지고 돌아와서, 무엇인지도 모르고 국 솥에 잘라 넣었다.
40그들이 사람들에게 국을 먹으라고 떠 주자, 국을 먹어 본 이들이 “하느님의 사람이시여, 솥 안에 죽음이 들어 있습니다.” 하고 소리쳤다. 그러면서 그들이 국을 먹지 못하고 있는데,
41엘리사가 “밀가루를 가져오너라.” 하고 일렀다. 그는 밀가루를 솥에 뿌려 넣은 다음, “사람들에게 국을 떠 주어 먹게 하여라.” 하였다. 그러자 솥에는 더 이상 해로운 것이 없었다.
백 명을 먹인 기적
42어떤 사람이 바알 살리사에서 왔다. 그는 맏물로 만든 보리 빵 스무 개와 햇곡식 이삭을 자루에 담아, 하느님의 사람에게 가져왔다. 엘리사는 “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하고 일렀다.
43그러나 그의 시종은 “이것을 어떻게 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 앞에 내놓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엘리사가 다시 말하였다. “이 군중이 먹도록 나누어 주어라. 주님께서 이들이 먹고도 남을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44그리하여 그것을 사람들에게 내놓으니, 과연 주님의 말씀대로 그들이 먹고도 남았다.

열왕기 하권 제 5장
엘리사가 나아만의 나병을 고쳐 주다
1아람 임금의 군대 장수인 나아만은 그의 주군이 아끼는 큰 인물이었다. 주님께서 나아만을 시켜 아람에 승리를 주셨던 것이다. 나아만은 힘센 용사였으나 나병 환자였다.
2한번은 아람군이 약탈하러 나갔다가, 이스라엘 땅에서 어린 소녀 하나를 사로잡아 왔는데, 그 소녀는 나아만의 아내 곁에 있게 되었다.
3소녀가 자기 여주인에게 말하였다. “주인 어르신께서 사마리아에 계시는 예언자를 만나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분이라면 주인님의 나병을 고쳐 주실 텐데요.”
4그래서 나아만은 자기 주군에게 나아가, 이스라엘 땅에서 온 소녀가 이러이러한 말을 하였다고 아뢰었다.
5그러자 아람 임금이 말하였다. “내가 이스라엘 임금에게 편지를 써 보낼 터이니, 가 보시오.” 이리하여 나아만은 은 열 탈렌트와 금 육천 세켈과 예복 열 벌을 가지고 가서,
6이스라엘 임금에게 편지를 전하였다. 그 편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이 편지가 임금님에게 닿는 대로, 내가 나의 신하 나아만을 임금님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알고, 그의 나병을 고쳐 주십시오.”
7이스라엘 임금은 이 편지를 읽고 옷을 찢으면서 말하였다. “내가 사람을 죽이고 살리시는 하느님이란 말인가? 그가 사람을 보내어 나에게 나병을 고쳐 달라고 하다니! 나와 싸울 기회를 그가 찾고 있다는 사실을 그대들은 분명히 알아 두시오.”
8하느님의 사람 엘리사는 이스라엘 임금이 옷을 찢었다는 소리를 듣고, 임금에게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였다. “임금님께서는 어찌하여 옷을 찢으셨습니까? 그를 저에게 보내십시오. 그러면 그가 이스라엘에 예언자가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9그리하여 나아만은 군마와 병거를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 대문 앞에 와서 멈추었다.
10엘리사는 심부름꾼을 시켜 말을 전하였다. “요르단 강에 가서 일곱 번 몸을 씻으십시오. 그러면 새살이 돋아 깨끗해질 것입니다.”
11나아만은 화가 나서 발길을 돌리며 말하였다. “나는 당연히 그가 나에게 나와 서서, 주 그의 하느님의 이름을 부르며 병든 곳 위에 손을 흔들어 이 나병을 고쳐 주려니 생각하였다.
12다마스쿠스의 강 아바나와 파르파르는 이스라엘의 어떤 물보다 더 좋지 않으냐? 그렇다면 거기에서 씻어도 깨끗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 나아만은 성을 내며 발길을 옮겼다.
13그러나 그의 부하들이 그에게 다가가 말하였다. “아버님, 만일 이 예언자가 어려운 일을 시켰다면 하지 않으셨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아버님께 몸을 씻기만 하면 깨끗이 낫는다고 하지 않습니까?”
14그리하여 나아만은 하느님의 사람이 일러 준 대로, 요르단 강에 내려가서 일곱 번 몸을 담갔다. 그러자 그는 어린아이 살처럼 새살이 돋아 깨끗해졌다.
15나아만은 수행원을 모두 거느리고 하느님의 사람에게로 되돌아가 그 앞에 서서 말하였다. “이제 저는 알았습니다. 온 세상에서 이스라엘 밖에는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습니다. 이 종이 드리는 선물을 부디 받아 주십시오.”
16그러나 엘리사는 “내가 모시는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결코 선물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하고 거절하였다. 그래도 나아만이 그것을 받아 달라고 거듭 청하였지만 엘리사는 거절하였다.
17그러자 나아만은 이렇게 말하였다. “그러시다면, 나귀 두 마리에 실을 만큼의 흙을 이 종에게 주십시오. 이 종은 이제부터 주님 말고는 다른 어떤 신에게도 번제물이나 희생 제물을 드리지 않을 것입니다.
18그런데 한 가지 주님께서 이 종을 용서해 주셔야 할 일이 있습니다. 저의 주군께서 림몬 신전에 예배하러 가실 때에 제 팔에 의지하시므로, 저도 림몬 신전에서 예배해야 합니다. 이렇게 제가 림몬 신전에서 예배할 때, 이 일을 두고는 주님께서 이 종을 용서해 주셔야 하겠습니다.”
19엘리사가 대답하였다. “안심하고 가십시오.” 나아만이 엘리사를 떠나 얼마쯤 갔을 때였다.
20하느님의 사람 엘리사의 종 게하지가 이런 생각을 하였다. ‘주인님께서 이 아람 사람 나아만이 가져온 것을 받지 않으시다니, 그를 너무 관대하게 대하셨구나. 주님께서 살아 계시는 한, 그의 뒤를 쫓아 달려가서 무엇이든 좀 받아 오고야 말겠다.’
21그리하여 게하지는 나아만을 뒤쫓아갔다. 나아만은 누군가 자기 뒤를 쫓아 달려오는 것을 보고는, 그를 맞이하려고 병거에서 내려 “별일 없지요?” 하고 물었다.
22게하지가 대답하였다. “별일 없습니다. 그런데 저의 주인님께서 저를 보내시어 이렇게 전하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막 에프라임 산악 지방에서 예언자 무리 가운데 두 사람이 나에게 왔습니다. 그들에게 줄 은 한 탈렌트와 예복 두 벌을 보내 주십시오.’”
23나아만은 “기왕이면 두 탈렌트를 받아 주시오.” 하며, 억지로 은 두 탈렌트를 두 자루에 묶고 예복 두 벌을 젊은 부하 두 사람에게 주어, 게하지 앞에서 메고 가게 하였다.
24오펠에 이르자 게하지는 그들 손에서 짐을 받아 집 안에 두고, 그 사람들을 돌려보냈다. 그들이 떠난 다음,
25게하지는 들어가서 자기 주인 앞에 섰다. 그때에 엘리사가 “게하지야, 어디를 갔다 왔느냐?” 하고 물으니, 게하지가 “이 종은 아무 데도 갔다 오지 않았습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26그러나 엘리사는 이렇게 말하였다. “누군가가 너를 맞이하려고 병거에서 몸을 돌릴 때, 내 마음이 거기에 가 있지 않은 줄 아느냐? 지금이 돈을 받아 옷과 올리브 나무와 포도밭, 양과 소, 남종과 여종을 사들일 때냐?
27그러므로 나아만의 나병이 너에게 옮아 네 후손들에게 영원히 붙어 다닐 것이다.” 게하지가 엘리사 앞에서 물러 나오니 나병으로 눈처럼 하얘졌다.

열왕기 하권 제 6장
엘리사가 잃어버린 도끼를 찾아 주다
1예언자 무리가 엘리사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스승님 앞에서 지내는 이곳이 저희에게 너무 좁습니다.
2저희가 요르단 강으로 가서 저마다 들보감을 하나씩 가져다가 저희가 지낼 곳을 짓는 것이 좋겠습니다.” 엘리사가 “가거라.” 하자,
3한 사람이 “이 종들과 함께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엘리사는 “그래, 나도 가마.” 하고,
4그들과 함께 떠났다. 그들은 요르단 강에 이르러 나무를 자르기 시작하였다.
5그런데 한 사람이 들보감을 찍어 넘기다가 도끼를 물에 빠뜨렸다. 그가 “아이고, 스승님, 저것은 빌려 온 도끼인데요.” 하고 소리치자,
6하느님의 사람이 “도끼가 어디에 빠졌느냐?” 하고 물었다. 그가 그 자리를 가리키니, 엘리사는 나뭇가지를 꺾어 그곳에 던졌다. 그러자 도끼가 떠올랐다.
7엘리사가 “그것을 집어 올려라.” 하고 이르니, 그가 손을 뻗어 도끼를 잡았다.
엘리사가 아람 군대를 사로잡다
8아람 임금이 이스라엘과 싸움을 하던 때였다. 그는 신하들과 의논한 뒤, “이러이러한 곳에 내 진을 쳐라.” 하고 일렀다.
9그러나 하느님의 사람이 이스라엘 임금에게 전갈을 보냈다. “그곳을 지나가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아람군이 그리로 내려올 것입니다.”
10이에 이스라엘 임금은 하느님의 사람이 일러 준 곳에 사람을 보냈다. 이런 식으로 하느님의 사람이 임금에게 경고하여, 임금이 조심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11이 일 때문에 아람 임금은 마음이 크게 흔들려, 신하들을 불러 놓고 말하였다. “우리 가운데 이스라엘 임금과 내통하는 자가 누구인지 밝히지 못하겠소?”
12그러자 신하들 가운데 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 그런 자는 없습니다. 사실은 이스라엘에 엘리사라는 예언자가 있어, 임금님께서 침실에서 하시는 말씀까지도 이스라엘 임금에게 알려 주고 있습니다.”
13아람 임금은 “가서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아라. 내가 사람을 보내어 그를 사로잡겠다.” 하고 일렀다. 그러자 “그가 도탄에 있습니다.” 하는 보고가 임금에게 들어왔다.
14임금은 군마와 병거와 큰 부대를 보냈다. 그들은 밤중에 도착하여 성읍을 포위하였다.
15하느님의 사람의 시종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밖에 나갔다가, 군마와 병거를 거느린 부대가 성읍을 둘러싸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종이 엘리사에게 “아이고, 주인님! 이걸 어찌하면 좋습니까?” 하고 물었다.
16엘리사는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 편이 그들 편보다 많다.” 하고서는,
17이렇게 기도하였다. “주님, 저 아이의 눈을 여시어 보게 해 주십시오.” 그러자 주님께서 그 종의 눈을 열어 주셨다. 그가 보니 군마와 불 병거가 엘리사를 둘러싸고 온 산에 가득하였다.
18아람 군대가 엘리사에게 내려올 때, 엘리사는 주님께 “저 민족을 치시어 눈이 멀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엘리사의 말대로 그들을 치시어 눈이 멀게 하셨다.
19이에 엘리사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이 길이 아니오. 이 성읍이 아니오. 나를 따라오시오. 당신들이 찾는 그 사람에게 데려다 주겠소.” 그러고 나서 엘리사는 그들을 사마리아로 데려갔다.
20그들이 사마리아에 들어섰을 때, 엘리사는 “주님, 이 사람들의 눈을 여시어 다시 보게 해 주십시오.” 하고 기도하였다. 주님께서 그들의 눈을 열어 주시자, 그들은 자기들이 사마리아 성안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21이스라엘 임금이 그들을 보고 엘리사에게 물었다. “아버님, 저들을 쳐 죽일까요? 제가 쳐 죽이겠습니다.”
22엘리사가 대답하였다. “그들을 쳐 죽여서는 안 됩니다. 임금님께서는 쳐 죽이시려고 칼과 활로 포로들을 사로잡으십니까? 오히려 그들에게 빵과 물을 주어 먹고 마시게 한 다음, 자기 주군에게 돌아가게 하십시오.”
23그리하여 임금은 큰 잔치를 베풀어 먹고 마시게 한 다음, 그들의 주군에게 돌려보냈다. 그러자 아람의 약탈자들이 다시는 이스라엘 땅에 쳐들어오지 않았다.
포위된 사마리아가 굶주림에 허덕이다
24그러나 나중에 아람 임금 벤 하닷이 전군을 소집하고 올라와서 사마리아를 포위하였다.
25그들의 포위가 계속되자, 사마리아는 큰 굶주림에 시달려 나귀 머리 하나가 은 여든 세켈에 팔리고, 비둘기 똥 사분의 일 캅이 은 다섯 세켈에 팔릴 지경에 이르렀다.
26어느 날 이스라엘 임금이 성벽 위를 지나갈 때, 한 여자가 울부짖었다.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 저를 도와주십시오.”
27임금이 대답하였다. “주님께서 너를 돕지 않으시는데, 내가 어찌 너를 돕겠느냐? 타작마당의 곡식으로 돕겠느냐? 술틀의 포도주로 돕겠느냐?”
28그러면서 임금은 그 여자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하고 물었다. 여자가 대답하였다. “이 여자가 저에게 ‘당신 아들을 내놓으시오. 오늘은 당신 아들을 잡아서 같이 먹고, 내일은 내 아들을 잡아서 같이 먹읍시다.’ 하고 말하였습니다.
29그래서 제 아들을 삶아서 같이 먹었습니다. 이튿날 제가 ‘당신 아들을 내놓으시오. 잡아서 같이 먹읍시다.’ 하였더니, 이 여자가 자기 아들을 감추어 버렸습니다.”
30임금은 여자의 이야기를 듣더니 자기 옷을 찢었다. 임금이 성벽 위를 지나갈 때, 백성은 그가 속에 자루옷을 입고 있는 것을 보았다.
31임금이 말하였다. “사팟의 아들 엘리사의 목이 오늘 그대로 붙어 있으면, 하느님께서 나에게 벌을 내리시고 또 내리실 것이다.”
엘리사가 자객들이 오는 것을 미리 말하다
32그때에 엘리사는 집에 앉아 있었고, 원로들도 그와 함께 앉아 있었다. 임금이 자기 주변의 어떤 사람을 보냈는데, 그 전령이 오기 전에 엘리사가 원로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은 저 살인자가 내 목을 베려고 사람을 보낸 것을 아십니까? 전령이 오는 것을 보고 있다가 문을 잠그십시오. 문을 단단히 걸어야 합니다. 그를 뒤따라오는 주군의 발자국 소리가 들리지 않습니까?”
33엘리사가 아직 원로들에게 말하고 있는 사이에 임금이 그에게 내려와 말하였다. “이 재앙은 분명 주님께서 내리신 것이오. 그런데 이제 내가 주님께 무엇을 더 바라야 한단 말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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